Saturday, June 16, 2007

Closer.

Cine21에서 cinewriter님의 포스팅을 읽다가 다시 이 영화가 떠오르고 말았다.

영국에 있을 때 좋아하는 배우들의 얼굴이 찍힌 포스터만 보고 덤빈 영화였는데 결과는 참담했다. 처음 봤을때는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냐며 화를냈고, 두번째 봤을때는 내용에 수긍할 수 밖에 없어서 화가났다. 물론 그 사이에 나의 애정관에 변화가 생겼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.

그런데 더 드라마같은 일이 일어난다. 몇 년 후에 대학로에서 연극 Closer를 함께 보게 된 남자와 난 이 영화의 스토리 고대로 비슷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.(그땐 그렇게 믿었었다) 난 자칭 '앨리스'였고,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영화다.

영화를 여러번 보면 대사 하나하나의 날카로움에 찔린다. 게다가 주제곡인 Blower's Daughter의 마지막 가사, '...until I find someone'은 허를 찌르는 반전이다. 나에겐 영화의 절묘한 미국인-영국인 설정도 마음에 들었는데, 처음에 앨리스가 차에 치이는 이유가 '오른쪽을 보지 않아서'라고 아직도 굳건히 믿고있다.

영국에선 차들이 도로 왼쪽으로 다녀서 나도 몇 번 위험했던 적이 있다. 앨리스가 넘어진 도로엔 선명한 'Look Right'라는 글자가 박혀있고, 난 이걸 영국유머로 알아듣고 웃었는데 극장안은 조용했던 기억이 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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